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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시모음

별을 켜다 / 이용철

작성자cbdc반대(박윤억)|작성시간26.06.21|조회수8 목록 댓글 0

별을 켜다 / 이용철

 
포카라 새벽안개에
설산이 페와 호수에 얼굴을 담근다 
 
한 사내의 입에서 김포의 겨울이
우리말로 나직이 들려온다 
 
비행가 시트 속 먼지와 날개 밑 그늘
손으로 남의 나라 빨래를 돌린다 
 
고향에는 밤마다 등불 하나가 타고
아낙의 손이 심지를 돌리는 동안
지폐가 바다 건너 아이들 공책이 된다 
 
사내는 푸른 날을 한 켜씩 깎아내면
여인은 우물에서 기다림을 길어 올린다 
 
두 사람 사이, 열두 해 밤이 쌓인 후 
 
이제 호텔 열쇠 꾸러미를 쥔 사장
반짝이는 것은 열쇠 꾸러미가 아니라
찬 새벽마다 말없이 주워 모은 별이다 
 
삶은 서릿발 길을 맨발로 걷는 게 아니라
굳은살 딛고 마침내 별 하나 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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