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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시모음

은화성(銀花星) / 이현천

작성자cbdc반대(박윤억)|작성시간26.06.21|조회수20 목록 댓글 0

은화성(銀花星) / 이현천
 
은화성(銀花星)!
내게 온 난(蘭)의  이름이다
별의 꽃이라니... 
 
별을 보려고 단양(충북)
산아래에서 하룻밤을 잤던
적이 있다
갈때부터 어둔 밤하늘의
별이 눈에 아른거렸고
그 설렘을 어김없이 보여준
여름밤이었다
아직 어린 아들과
하늘 가득 반짝이는 별을
바라보며, 커서 그렇게 밤을
밝히고 길을 찾게 해주는
사람이 되라는 말도 했었다
아들은 이내 잠들었고
그래도 난 별 노래를 흥얼거렸던
오래전 여름밤이었다 
 
별을 보고 있으면
맘이 고요해진다
하늘 가득  빛나는 별들을 보며
내 별도 있을까..하는
생각도 했었던 어린시절도
있었다. 그 많고 어려운 별들의 이름을 몰라 책을 펼쳐들고
하늘의 별을 찾았던 그 때
북두칠성의 별만 알던 그 때
별밤은 내 가슴에 따뜻한
사랑을 심어준 시간이었다 
 
도시생활을 하며
별을 본지가 언젠지 기억도
없다. 며칠전엔 시내 밤길운전을 하는데 아내가 하늘을 보며
반갑게 말했다
'도시하늘에도 별이 있네
저 별은 제법 크네
움직이는 거 같애..'
아내의 그 반가운 마음을
훼방할 수가 없어 밤길을 가는
비행기라는 말을 못했지만
별은 나이들어서도
반가움이 가득한 희망의 징표였다 
 
우연히 내게 온 은화성
며칠을 살피더니 살만한
곳이라 판단했고 나를 믿었는지 꽃을 피웠다. 꽃잎이 별을 닮았다
앙증맞은 몸에서 앙증맞은
꽃이 피어 나를 향기에 들게
해 준다. 난(蘭)을 잘 모르는
나는 혹시 마르지나 않을까
꽃이 이르게 질까..맘이
쓰인다. 누군가 정성으로
키운 난초가 내 정성이
부족하여 시들고 만다면
나는 어째야 하는가 
 
내 방 책장에는 '무소유'라는
조그만 문고판 책이 꼿혀있다
법정스님의 글을 담은
작은 책인데 읽을수록 맘에 닿아 처음에는 잠자리에 들기전
몇단원씩을 읽었고 그 후에도
손에 들고 읽고 또 읽었던
글 들이다. 내가 좋으니 다른
이들도 좋으려니..하고 책을
사서 선물로 주기도 했다
지금도 가끔 꺼내어 읽곤 하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맘에 닿는
스님의 말씀이 참 귀하고 좋다
오래 돼 누렇게 변질됐고
꺼내면 종이내음이 나기도 한다
거기에도 난초 이야기가 있다
선물받은 난초를 지극
정성으로 키웠단다
더우면 밖에 내어 바람을
쐬게하고 추우면 방에 들여
얼지 않도록 맘을 썼단다
볕 뜨거운 어느날, 외출길에
뜨락에 내놓은 난이 생각났단다
온 종일 뜨거운 볕을 맞을
난을 생각하니 가던 길을
계속 갈 수가 없어 돌아 와
그늘에 들여놓고 다시 외출길에 올랐다는 글이다
꽃을 피우고 향을 주는
난에 집착스레 마음을 빼앗긴 스스로를 반성하며 찾아온
불자에게 안겨주고 홀가분해
졌다고 적었다. 소유하되 집착하지 않을 때 자유로워 진다는 스님의 말씀을 내 삶 속에 담고 살았다 
 
앙증맞은 은화성은 내 집의
분위기를 바뀌 놓고있다
한곳에 놓여 있지만 아내도
나도 수시로 들여다보며
이뻐하고 있다
나는 화초를 키울 줄을 모른다.
어쩌다 내 집에 오는 난들을
얼마 지나지않아 시들게 하고
결국은 버리게 되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렇다고 스님처럼 누구에게 선물할 위인도 못되니
곁에 두고 매만지며 살고자 한다
우연의 인연을 오래 이어가고
다시 꽃을 피우도록 가꿔야겠다
피어난 꽃이 시드는 걸 보며
아내에게 말했다
다시 꽃을 피워내면 근사한
밥을 사겠노라고...
아내가 살포시 웃는다 
 
꽃 닮은 웃음을 보며
은화성을 매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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