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워진 하루 / 이경란
그날 아침, 나는
조금 부푼 하루를 만졌다.
손에 들기엔 좋았고
보기엔 더 좋았다
그래서 나는 잠시
더 두기로 했다
시간은 그 사이
말없이 밖으로 빠져나갔다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무언가 계속 줄어들었다
저녁이 되자
하루는 생각보다 가벼워져 있었다
처음엔 더 커질 줄 알았던 것들이
조용히 사라진 뒤였다
나는 그제야 알았다
채워진다는 건 늘 좋은 방향만은 아니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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