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를 맡겨 봐, 느낌표로 만들어 줄게 // 성향숙
쉼표를 생각하면
사무실에 의자가 사라진다
갔다가 쓸쓸히 돌아나온다
그 후엔 푸른 하늘이 보이지
붉은 단풍이 살랑이지
구름처럼 슬프지만
너를 보고 웃는 꽃들
의자의 뒤집힘
주위는 너를 쳐다보는
사람들의 눈동자만 있어
마라톤 도중에 뛰기를
포기하는 것 같은
죽음의 밥상 앞에 앉아
있는 것 같은
돌발적 반환점이라 해두자
연못가에 앉아
한숨 푹푹 쉬는 일
해변에서 모래알 세는 일
꽃을 보며 헤어진 애인을
생각하는 일
의자의 진실 같은생각하
생각하지 말자
전망 좋은 유리창 때문에
카페에 가는 건 아니잖아
저마다 다른 이유를 말할 때
너의 쉼표를 생각해 봐
연못에 오래 앉아 있으말을
연못의 말을 들을 수 있지
모래알을 세다 보언어
해변의 언어도 들을 수
있을 거야
애인이 떠난 이유도
깨달음으로 오지
그 쉼표 맡겨 봐
그다음에 오는 건 느낌표야
@「청색종이 (2026)」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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