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ㅅ]시모음

마주앉으면 / 신영우

작성자cbdc반대(박윤억)|작성시간26.06.18|조회수13 목록 댓글 0

마주앉으면 / 신영우

들창 틈으로
볕 한 줄 잠시 들러
방바닥을 기던 시절

하숙집 창문 하나로
하늘을 채우던 겨울

족두리 벗긴 후
방 한 칸 늘던 날
미소가 먼저 부풀었다

하늘 올려다볼 틈 없던 날들
별빛 가까운 쪽으로
자꾸 창문을 달고 싶었으나

밤은 늘 벽보다 먼저 무너져내렸다

오늘
안개 속에서 밀려오는 햇살
커튼 틈을 들추는 바람

식어가는 찻잔에 걸린
굳은 손

우리는
서로의 얼굴에 내려앉은
주름을 오래 읽는다

야윈 손끝에 스미는
깊은 손맛

세월은
검게 타들어간 것들로만
향기를 만들고

혀끝에 남은 쓴맛으로
아직 살아 있음을 깨운다

눈 감으면
한 생이
서로의 가슴을 감고 올라간다

가시에 찔리면서도
끝내 꽃을 품은
넝쿨장미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