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별건가/방경희
광안리의 오후
"야호 광안리 바다다"
토요일 아들이 쉬는 날이라 강아지와 셋이 택시를 타고
광안리 바다로 나왔다
유람선은 느릿하게 바다를 가르고 우리는 신발을 벗어
시원한 물결에 발을 담갔다
바다가 처음인 우리 강아지는 조심스레 발끝만 적시고는 금세 환한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본다
그 모습이 귀여워 아들과 나는 한참을 웃었다
돗자리를 펴고 앉아 짭조름한 해풍을 맞고 있으니
아들은 어린 날의 추억을 꺼내며 이제는 자신도 세월이 느껴진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아들은 청년에서 중년으로 강아지는 어느새 할머니가 되었고
나는 그 곁에서 세월의 강을 함께 건너고 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나이도 잠시 내려놓는다
바다는 푸르고 아들은 곁에 있고 강아지는 웃고 있다
행복이 별건가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같은 바람을 맞으며 같은 풍경을 바라보는 것
오늘의 광안리는 그 자체로 행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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