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에 갇힌 순수 / 박향숙
그저 만나면
허물없이 좋은 사람들
수덕사 오솔길에
알록달록 켜놓은
수많은 사연과 간절한 소망 사이로
간간이 뿜어내는
수다와 웃음소리조차
넉넉하게 품어주던 짙은 녹음은
초파일 연등길에
무심한 척 걸어두고
시골역 기차에 흘러가는
방랑자의 감긴 눈에
샛별처럼 빛나는
인생 여정의 한 순간
얽히고설킨
지난날의 미련 붙들고
뒤춤에 묻어야 한다는 아픈 현실에
멍들어버린 하얀 순수
돌이키고 싶은
설익은 그때 그 시절이
하염없이 그리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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