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 살뜰 살아내기/방경희
고향에 다녀온 옆지기가
형제들과 모여 삶아 먹었다는 돼지수육을 들고 왔다
버리기엔 아깝고 먹자니 퍽퍽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된장을 풀어 찌개를 끓이며
호박도 숭덩숭덩 썰어 넣고
고기는 얇게 저며 조금 넣었다
남은 수육은 꽈리고추와 함께
갖은 양념으로 조려 주었다
혹시 질길까 싶어
콜라를 조금 넣고 물기를 더했더니
제법 먹음직한 반찬 한 가지가 되었다
살림이란 게 별것인가
있는 재료 아끼고 살려서
한 끼를 만들어 내는 손끝 아니겠는가
강아지 리어카를 끌고
채소 할머니가 계신 곳으로 가볼 생각이다
오이도 사고 상추도 사고
호박도 사고 새우랑 함께 볶으면 정말 맛있는 호박나물이다
계절 나물도 한 봉지 담아 오겠지
생각해 보면
그 작은 채소 가게가 내겐 텃밭 이나 다름없다
흙을 일구지는 않지만
정이 자라고 사람 냄새가 자라는 곳
그 텃밭으로 장을 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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