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소리/방경희
뻐꾸기는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 몹쓸 새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의 잣대일 뿐 그들의 생태로 보면 어쩔 수 없는 삶의 방식인지도 모른다
자연은 선악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저 살아가기 위해
각자의 길을 걸을 뿐이다
그런데 오늘은 저 뻐꾸기 소리가 왜 이리 슬프게 들릴까
산 너머에서 한 번 울고 또 한 번 울 때마다
마치 그리운 이를 부르는 소리 같고
돌아오지 않는 시간을 찾는 소리 같다
새는 예전과 다름없이 우는데
듣는 내 마음이 달라진 것일까
문득 살아오며 잃어버린 인연들과 그리운 얼굴들이 떠오른다
그래서일까
오늘의 뻐꾸기는 숲을 울리는 새가 아니라
내 마음속
그리움을 대신 울어주는 작은 수도승처럼 들린다
너무 슬픈 뻐꾸기 소리가
산 전체에 울려퍼진다
뻐국 뻐국 뻐국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