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욤꽃의 추억/박시정
고욤꽃이 피었네요.
아주 작은
어르스름 잔영이
서서히 다가서는 시간
커다린 잎사귀 아래서
보일듯 말듯
여린 색을 띠고
조용히 자릴 잡고 있네요.
감꽃은
그래도 큰편
그 보다도 작디작은
고용꽃이
시선을 잡아채네요.
예전
감꽃도 버리기 아까위
긴 풀로
줄 만들어(꼬얘미)
감꽃 엮어
그늘에 말렸다가
간식으로 먹었었지요.
내 고향
오쟁이골
커다란 고용나무
한 그루
그 먼길
잰걸음으로 찾아갔지요.
깊은 골짜기
숲속 가득해
꾀꼬리가 둥지 틀던
그런 곳
작디작은 터
고욤나무 아래서
또 다른 작은 꽃 주워
매달아 오던 때
배고프던 시절
보릿고개가
천둥 치던 시절.
산으로 들로
먹을 풀 찾아
헤매던 어린 마음
삶이 무엇인지
알 수도 없었을텐데
그토록 헤매던 발걸음
본능이었을 겁니다
살아야한다는 의미를
자신도 모르게 말입니다.
봅니다
잎새 뒤에 숨어
핀 작은 고욤꽃을
말없이 바라보다가
애달픈 추억 찾아
어둠이 내리고 있는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조용하던 눈가
맺히는 눈물
슬픔일까
그리움일까
추억일까
알 수 없는 눈물
고용꽃에 채워둬
조용히 내려놓고
돌아서 걸었습니다
어둠속으로
(2026.06.08.월.04시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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