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비(楊貴妃) 꽃/박성룡
잡으면 꺼질 듯한
안으면 더욱 짓이겨질 듯한 저 꽃이
한때는 중국 대륙(中國大陸) 전체를 취하게 했던
양귀비(楊貴妃) 꽃,
1년생 초본(草本)이지만
그래서 지금도 낙일(落日)의 뜰을 훤히 밝히는
재색(才色)의 꽃,
눈을 감으면
당(唐) 나라의 현종(玄宗)이 춤을 춘다.
수왕(壽王)이 미쳐서 춤을 춘다.
양귀비(楊貴妃)가 알몸으로
춤을 춘다.
흔들면 꺾일 듯한
입술을 갖다 대면
더욱 간드러질 듯한 저 요태(妖態)가
한때는 중국 대륙(中國大陸) 전체를 취하게 했던
앵속과의 한해살이 꽃,
눈을 감으면
춤을 춘다.
수많은 나체(裸體)의 군상(群像)이
그 둘레에서 춤을 춘다.
숙취(宿醉) 하여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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