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가는 길/방경희
사람을 향해
햇살과 그늘도 내어주고
꽃 피는 계절까지 아낌없이 건네주어야 했다
그러나
빈 가지가 되었다고
부끄러워할 일은 아니다
나무는
열매를 맺기 위해서
제 계절이 오면
그저 꽃을 피우는 법
진심은 돌아오지 않아도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며
사랑은 받기 위해서보다
줄 수 있었기에 빛나는 것이다
상처가 남았다면
그 또한 살아 있었다는 증거
이제는
그 마음의 한 조각을
가장 오래 외로웠던
내 가슴에 돌려주자
오늘
따뜻한 차 한 잔처럼
나를 먼저 안아주면 된다
세상에서 늦게까지
나를 기다려 준 사람은
어쩌면
나 자신이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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