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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ㅂ]시모음

낙과소리를 들으며/박재삼

작성자찢어진 청바지|작성시간26.06.12|조회수13 목록 댓글 0

낙과소리를 들으며/박재삼


짧은 가을 석양에는
열매 떨어지는 소리가
다른 때에 비하여
어찌 그리 쓸쓸한가

아침이나 한낮에는
다 익으면
햇빛과 바람과 수분을
아름답게 겉으로 내뿜으며
하늘 속에 있는 전수명을 다하고
스스로의 무게를 못 이겨
마지막을 장식하기 마련인데,
그때는 덜 느끼는 것이지만,
그렇게 적막강산은 아니지만,
하필이면
주위가 해지기 얼마 전에는
그럴 수 없이 몸에 스미는
아, 짜릿하고
어딘지 모르게 울고 싶고
한마디로 말하면
그 멸망의 몸짓 소리를 듣기 때문이다.
이 소리를 아직도 알 수 없는 가운데
나는 벌써 오십 고개를 몇 해 넘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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