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상처/방경희
사람은 무너질 때는 희망으로 버티고
사랑 앞에서는 희망 때문에 더 아파진다
한마디 다정한 말에
겨울 같던 가슴이 녹아내리고
한 번의 외면에
봄날 같던 마음이 얼어붙는다
그래서 희망을 품고 살면서도
헛된 희망에는 다치고
사랑을 믿으면서도 상처를 두려워한다
진짜 사랑은
그림자를 남기지 않는다
다가올 때는 분명하게 오고
떠날 때는 정직하게 떠난다
사람의 마음을 붙들어 놓고
자신은 한 걸음 물러서는 것은
사랑을 주제로 외로움의 이용일 뿐
모호한 마음에 자신을 가두지 말자
꽃은 제 계절이 오면 피고
철새는 때가 되면 떠나듯
인연 또한 머물 사람은 머물고
떠날 사람은 떠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떠난 사람을 붙드는 것이 아니라
남아 있는 나를 돌보는 것
희망은
누군가에게 매달리는 마음이 아니라
어떤 상처 속에서도
다시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힘이기에
상처를 품고 걷되 머물지는 않으리
방황 끝에 피는 꽃처럼
내 삶의 봄은
결국 내 안에서 피어날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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