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땅벌의 생/방경희 낮은 땅을 맴돌며 작은 날개를 쉼 없이 떨던 생 꽃을 찾아 날고 흙을 파고 집을 짓고 짧은 계절을 살아낸다 누구는 두려워 피해야 할 존재라 하지만 땅벌은 제 몫의 삶을 살아갈 뿐 꽃에서 꽃으로 부지런히 길을 잇고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려도 멈추지 않는 날개짓 세상은 크고 생은 짧기에 때로는 독침을 품고 살아도 먼저 공격하지 않고 강한 무기를 가졌다고 함부로 휘두르지 않는다 여름 한철 윙윙거리며 지나가는 소리 속에 살아내려는 간절함이 숨어 있다 돌아보면 우리 또한 땅벌 같은 생이 아닐까 하루하루 먹이를 구하고 가족을 품어 제 둥지를 지키며 살아간다 짧아서 더 치열하고 소중한 삶 오늘도 땅벌 한 마리 햇살 아래 낮게 날며 제 생의 노래를 부지런히 써 내려간다 |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