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이 맞지 않는 사람/방경희
아무리 좋은 인연도
격이 맞지 않으면 오래 머물지 못한다
한 사람은 말을 아끼며
마음을 살피는데
한 사람은
생각나는 대로 가볍게 여긴다
한 사람은 고마움을 기억하고
한 사람은
받은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걸음의 속도가 다르듯
마음의 높이도 다르다
억지로 맞추려 할수록
관계는 더 지치고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깊어진다
그래서 어느 날은 미워서가 아니라
서로를 위해 거리를 두게 된다
품격은 학벌도 아니고 재산도 아니다
타인을 대하는 태도와
삶을 바라보는 자세에서 드러난다
같은 풍경을 보아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과
불평만 찾는 사람이
끝내 같은 길을 걷기 어려운 이유다
인연에도 결이 있다
굳이 누구의 잘못을 묻지 않아도
격이 맞는 사람 곁에서는
마음이 편안하고
격이 맞지 않는 사람 곁에서는
자꾸만 마음이 닳아간다
그래서 나이 들수록
사람을 대하는 기준은
화려함이 아니라
함께 있을 때
내 마음이 평온해지는가에 있다
스스로의 평온함마저 잃었다면
품격은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 나를 지키는 울타리였음을
알아야 했다
그래서 남은 생은 더 따뜻하게
더 겸손하게 품격 있는 사람으로
익어 가려한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