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기둥/방경희
옆지기 뇌경색 약을 타러
나란히 병원 길을 나섰다
문 앞에서 몸이 불편한 분을 보며
옆지기가 문득 내 손을 잡고 말했다
"당신이 나를 살렸지."
작년 이맘때였다
갑자기 무너져 내리던 그 순간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119를 누르고
뇌경색이라고 외치며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그날 이후
당연했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우리는 새삼 배우게 되었다
늘 큰소리치며 앞서가던 사람도
세월 앞에서는 조금씩 약해지고
강한 줄만 알았던 어깨도
기댈 곳을 찾게 된다
요즘 옆지기는
가끔 내게 기대어 말한다
"당신이 있으니 든든하다."
그 짧은 한마디에
지난 세월의 무게가 담겨 있다
생각해 보면
나만 그를 의지하며 산 것이 아니었다
그도 나를 받쳐 주었고
나도 그를 붙들어 주며
우리는 서로의 삶을 떠받친
두 개의 기둥이었다
남은 날들은
더 대범하게 지켜 주려 한다
내가 그의 버팀목이 되고
그가 나의 쉼이 되어
태풍이 부는 날에도
서로의 손을 놓지 않는
오래된 나무처럼
우리는 나란히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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