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의 시간/방경희
지금 나는
애도의 시간을 지나고 있다
누군가의 죽음이 아닌
내 안에서 떠나간 것들
되돌릴 수 없는 시간들과
끝내 이루지 못한 꿈들을 위해
가만히 묵념하는 중이다
젊음은 어느새 강을 건넜고
붙잡고 싶었던 인연들도
계절을 다 살고 떠나갔다
사랑했던 사람들
그리운 얼굴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한때의 나까지도
오늘은 조용히 품어 본다
애도란
눈물만 흘리는 일이 아닌
떠나간 것을 떠나보내고
남아 있는 것을 사랑하는 일
상실의 빈자리를
채우려 하지 않고
그 자리에 작은 꿈 하나 심는 일
아픔을 밀어내지 않고
그리움을 부정하지도 않으며
내 삶을 지나간 것들에게
고맙다고 잘 가라고
마음속 깊이 인사하는 중이다
슬픔의 끝이 아니라
조용한 수용의 문턱에서
또 다른 삶을 기다리는
애도의 시간 속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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