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탈 앞에서 / 박성환
돌처럼 딱딱해 지는 세상
사람은 웃음 한 장의 탈을 찾아 쓴다
하회탈도 알았으리라.
웃음이란
기쁨이 많아서 피는 꽃이 아니라,
비바람에 깎인 나무가
끝내 결을 잃지 않는 일임을.
탈 뒤에 숨은 얼굴마다
한 줌 눈물, 한 줌 시련,
몇 사발 설움이 고여 있었지만,
입가엔 끝내
초승달 하나 걸어 두고 있다
그래서 웃음은
긴 장마 뒤
지붕 틈으로 스미는 햇살 한 올이고,
길 잃은 저녁
굴뚝 끝에 매달린 연기 한 가닥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어둠을 몰아내는 일이 아니라,
하회탈의 미소처럼
눈물과 함께 늙어 가는 일.
그 웃음은
세상을 속이기 위한 탈이 아니라,
삶이라는 탈춤판에서
영혼이 끝까지 품고 가는
작은 등불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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