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의 참선/방경희
대나무는 세찬 바람 불어도
폭우가 내려도
억울함을 토로하지 않는다
그저 그 자리에 서서
하늘을 향해 속을 비우고도
쓰러지지 않는 이유를
대나무는 침묵으로 가르친다
휘어질지언정 꺾이지 않고
고개 숙일지언정
무너지지 않는 삶
수많은 계절이 지나가도
푸른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은
욕심을 덜어낸 자리마다
평화가 자라기 때문일까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잎새를 흔들며 염불하듯
사각사각 숲속에서 참선을 한다
세상을 이기려 하지 않고
자신을 비워내는 수행
대나무 곁에 서서
채우는 것보다
비우는 것이 어렵고
말하는 것보다
침묵하는 것이 깊다는 것을
참선 속에 대나무는
한 생을 곧게 세운 채
하늘을 향해 기도하는 중이다
비록 베여서 쓰러질 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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