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중/방경희
문득 휴대폰 밧데리를 끼우다 생각해 본다
사랑이 바닥나면
갈아 끼울 밧데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서운함에 방전되고
기다림에 전원이 꺼지고
상처 난 마음이 깜빡거리기 시작할 때
새 밧데리 하나 꺼내어
가슴 깊은 곳에 넣으면
다시 설레고 믿어지고 웃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사람의 사랑은
기계가 아니라서
다 쓴 사랑을 버리고 새것으로 바꿀 수는 없다
대신 우리는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로 충전하고
고맙다는 눈빛 하나로 충전하고
따뜻한 손길 하나로 충전하며 살아간다
그러기에 오래된 사랑일수록
새것보다 더 깊고 단단하다
수없이 방전되었다가도
서로를 향한 작은 배려와 이해로
다시 불을 밝히기 때문이다
지친 영혼에 다정한 말 한마디
외로운 어깨에 기대어 주는 온기
함께 웃어주는 시간만 있어도
꺼져가던 마음은 다시 불을 밝힌다
오늘도 사랑의 밧데리를 찾기보다
누군가의 마음을 충전해 주는 사람이 되고 있는지
내 마음이 방전되는 날
말없이 내 손을 잡아 줄
따뜻한 충전기 같은 사람이 곁에 있어 감사한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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