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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ㅂ]시모음

철 늦은 노래 / 박성환

작성자cbdc반대(박윤억)|작성시간26.06.21|조회수6 목록 댓글 0

철 늦은 노래 / 박성환
 
하나둘, 주머니 속 기억이 새어 나가는 나이가 되어 이제야 당신 마음의 문을 두드립니다. 
 
강산이 몇 번 옷을 갈아입는 동안 나는 계절만 따라 살았고, 당신 가슴에 쌓인 외로움은 끝내 보지 못했습니다. 
 
곱창에 소주 한잔하자던 약속, 당신은 오래전부터 마음의 창가에 등불처럼 걸어 두었는데, 나는 그 불빛을 지나쳐 빈 밥상만 바라보았습니다. 
 
토라진 눈빛은 가을 물가에 떠 있는 서운함 한 장이었건만, 나는 그것도 몰라 먼 하늘만 올려다보았습니다. 
 
여보, 미안하오. 
 
이제 와 햇살 한 줌 놓아드리려 하니 세월이 묻습니다. 
 
왜 이제야 알았느냐고. 
 
못다 한 말은 낙엽으로 쌓이고, 못다 한 사랑은
해 질 녘 호암사* 종소리처럼 멀어져 갑니다. 
 
그래도 남은 날, 당신 곁에 내려앉는 작은 햇살 하나로 살고 싶습니다.

*호암사: 의정부시 사패산 줄기에 있는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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