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에게선 / 문향란
사랑하는 사람에게선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고 싶고
떠나는 사람에게선
가장 슬픈 그리움이고
싶습니다.
자고 나면 잊을까 두렵고
날이 갈수록 망각의 테이프를
두텁게 감을 것 같아
서러워 하늘 한번 쳐다보지만
무언의 입술로
또 한번 절망케 합니다.
끊이지 않는
새벽강의 허리처럼 변치 않고파
서로 멀리 있지만
지나온 길은 그저 허무 뿐
못내 아쉬워 눈물 훔칩니다.
떠나는 사람에게선
가장 슬픈 그리움이지만
그 사람을 진정 사랑하였으므로
진정 아름다운
여인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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