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좋은 날 / 나영민
대처로
이사하는 날
하늘을 가득 품고
흙을 경애하는 대망의 길
양은
주전자 들고
구불길 비틀비틀
풀숲 헤치고 따르던 소녀
줄잡이
노랫가락 흥얼흥얼
머리 동여맨 무명천 수건에
진흙 자수 한 폭 그려내는 시간
허리야 다리야
쑤셔대는 삭신으로
밤새 끙끙 앓던 소리도
세월 따라 바람결에 사라지고
논은 밭으로
밭은 집터로 자리하는
변하는 세상 강산도 바뀌었으니
모내기 철 뻐꾹새 울음만 낭랑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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