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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시모음

할머니 보릿고개 / 나유순

작성자cbdc반대(박윤억)|작성시간26.06.11|조회수9 목록 댓글 0

할머니 보릿고개 / 나유순


소복소복
이팝나무꽃 피는 날이면
하얀 밥 냄새처럼
할머니가 돌아온다

아이를 낳고
쌀이 떨어져
곯은 배를 안고도
젖을 물려야 했던 모정

부끄러움도 접어 쥐고
문지방을 넘던 발걸음
"쌀을 좀 꾸어주시오"
목소리는
더 낮아졌을 것이다

첫 독은 열 수 없다는 말에
허기진 하루가
그대로 접혀 돌아왔다

삼베를 부지런히 짜
쌀독을 채우고
굶주린 이들 배불리
대접하시던 할머니

맑은 물 한 사발 떠 놓고
손을 씻어 올리고
산처럼 고봉밥을 내어주던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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