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거울/나영순
아득했던 기억들이
한올한올 머리카락을 세어낸다
캄캄한 밤 같았던 머릿결이
어느새 흰 물결로 흔들린다
거울 앞에 내가
거울 안의 어머니와
긴 울음 속을 걷는다
거울 밖으로 흘러나오는 어머니의 손길이
거울 앞의 나를 매무시할 때마다
그 긴 세월
어머니 앞에서 나는 무엇이었나
눈 속을 맴도는 그 수많은 울음들
곱게 빗어 놓았던
어머니의 머리카락 사이사이로
그리움이 깊이도 움튼다
3월의 끝눈처럼 지워질 줄 알았는데
자고 일어난 겨울 앞의 나에게
겨울 속의 어머니는 전처럼
내 눈 속에서 그렇게 또
하루를 사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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