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ㄴ]시모음

그림자/나영순

작성자cbdc반대(박윤억)|작성시간26.06.22|조회수9 목록 댓글 0
그림자/나영순  
 
얼마나 더 수그릴 수 있을까
겨울빛을 닮은 허수아비같이
고개를 수그린 오후가
발밑의 기억들을 밟아온다
아무도 따라오지 않았지만
그림자는 처음부터
나를 앞서서 가지 않았다
늘 그때처럼 한결같이
나에게서 하나였다
비가 하늘을 바라보지 않듯
뿌리가 땅 위를 밟지 않듯
그렇게 저음처럼 낮은 곳으로 흐르는
나에게서 나를 보는
또 다른 나의 목격자
내가 가는 곳마다 내 곁에서
자신을 비운 적이 없다
가는 달빛 속에서도
짙은 겨울비 속에서도
돌아가지 않았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