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이 /김태연
초인종을 누른다
현관문이 열리고
그나마 새끼에게
의지처 삼고 살아온 민달팽이 눈이 반긴다
지나온 세월이 힘겨워서인지
그녀 눈가에 은비늘이 묻어난다
집 없는 청춘을 원망하지 않고 살았으나
오십 줄 너머 서고 육십 줄 바라보는
누이의 눈은 퀭하다
대속代贖의 아픔이 가지런히 놓인 거실에는
노모老母의 푸른 눈이
상실한 기억을 들추어내고 있다
거짓 없이 알몸으로 한 생을
열성을 다해 몸부림을 하고 살았으니
너의 삶에 무슨 오해가 있겠느냐
누이야 있다면 너는 효성孝誠의 죄밖에 없다
품팔이 지아비를 기다리는 주말부부
누이는 외려 걱정하는 오라비를 챙겨주니
그 마음이 하늘이구나
곱던 모습도 이제는 갈무리해야 하는
시간이다
천진한 아이 웃음소리 들리는
겨울을 준비할 때이구나
누이야 우리 죽으면
꼭 천당 가자
천당 가서 오손도손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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