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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시모음

心色 (심색) / 김종혁

작성자cbdc반대(박윤억)|작성시간26.06.22|조회수6 목록 댓글 0

心色 (심색) / 김종혁

천근의 침묵을 이고 사는 하루였습니다
그대의 향기가 방 안 가득 밀물처럼 차오르기 전까지는
세상의 모든 계절은 흐르고 변하여
풀잎은 마르고 보석마저 빛을 잃어 가던데
내 가슴 가장 깊은 곳에 낙인처럼 찍힌 그날의 체온은
시간이 갈수록 왜 이다지 붉은 멍이 드는지요

스치고 마는 바람의 인연이었다면
이토록 잔인한 열병을 앓지는 않았을 테죠
기억의 살갗을 뚫고 뼈에 새겨진 그대의 형상이
바래지도 않는 선명한 심색이 되어
한순간에 나의 숨통을 쥐고 흔듭니다

하루를 일 년처럼 늘려놓는 이 지독한 그리움 속에서
그대라는 빛은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더 짙푸른 슬픔으로 차오릅니다
그러니 미련한 넋두리를 부디 미워하지 마세요
바스러져 가는 세월 속에서
내가 온전히 살아 있음을 느끼는 유일한 증거는
여전히 그대 향해 타오르는 이 애절한 빛깔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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