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옷 / 솔빛 김인숙
슬픔이 찾아오면
희망 한 자락 걸치고
햇살 같은 시를 쓰네
기쁨이 넘쳐와도
겸손의 단추를 여미고
고독한 시를 쓰네
눈물은 젖은 시가 되고
상처는 절절한 시가 되고
웃음은 꽃잎 같은 시가 되어
때로는 마음의 겉옷마저 벗어
숨겨 둔 속살 같은 언어를
하얀 종이 위에 내려놓네
시인의 옷은 많고도 많지만
영혼이 끝내 걸치는 옷은 하나
그 옷자락마다
간절함이 스며 있어
누추한 삶의 먼지마저
향기 되어 피어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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