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도 가꾸면 재산이 된다/김영남
귀하게 얻은 슬픔이란
뿌리가 잘 썩는 분재 같아
고운 흙으로
분갈이를 해주지 않으면
내부 공간을 심하게 망가뜨린다.
따라서 내부 공간을 가꾸기
위해서는 보습용 물레방아,
흔들의자를 들여놓고
대(竹)발로 밖을 차단해 놓은
마음의 베란다 한 켠이
필요하다.
자주 눈길을 주며,
웃자라거나 삐져자란
슬픔을 다듬을 수 있도록
예쁜 창도
안으로 달아놓아야 한다.
잘 보살핀 슬픔,
옹이가 곱게 앉은 슬픔이란
거실, 현관, 정원, 옥상
어디에 내놔도 주변을
깊고 넓게 변하게 한다.
값 비싼 난(蘭)처럼
진한 향기를 감돌게 하고,
조용한 숲속으로 바꾸어준다.
저기, 슬픔을 방치해
내부 공간이 헛간처럼
망가진 사람이 내부 공간
밖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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