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김정순
청명한 하늘을 품고 있으면서
칠흑 속 아픔은 심연에 묻어 두고
언제나 평온한 듯 고요하다
속 깊은 마음을 지닌 나는
어느 시대 명문가 귀족이었을까
비바람을 맞으며
달을 안고 별을 노래하고
물레방아 돌 듯 비우고 채우며
햇살처럼 잔잔히 웃는다
해 저물어 등 시린 밤
별빛이 고독처럼 스며들 때
문득 밀려오는 강 저편의 그리움을
주름진 내 마음에 띄워
비처럼 쏟아지는 따스한 햇살
세상에 피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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