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포에 계신 님을 위한 술잔/곽구비
역사속으로 저물어간 당신을 새삼
스럽게 기리고자 했더라도 뿌듯한
마음입니다
영월 중심에서 벗어나 작은 개여울을
건너면 청렴포에 당신이 누워 계신다는 소문을 이제서야 알았던
것일까요
아니면 굳이 당신을 특별히 생각해야
할 이유를 지금 일으켜 보자는
것인지 어쨌거나
몇 번씩 연극 영화 드라마속 역사
이야기에 큰 비중이 아니었던가
지금 한꺼번에 귀를 세우고 당신이
잠든 곳을 만나러 가봐야 한다고 모두가 요란을 떨기로 합니다
지금 이곳의 세상은 유행이나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일에서 다같이 동참해야 사람답게 사는것처럼
자신을 증명하고 싶어하는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져 그런가 합니다
담주엔 강원도지역 통.반장단
5천 여명이 몰려가기로 했다는데
작은 그 동네 어쩌나 싶지만 분명
좋은 난리같아 걱정은 아닙니다
청렴포로 가는 배를 기다리는 긴 줄 언덕으로 노랗게 핀 금계국 환영인사
전부터 있었던 건 아니었죠?
관광객이 몰려드니까 지루하지 말라고 조성해 놓은 것 같아 꽃을 보면서
기다리는 건 참 좋았습니다
나비 두 마리 앞장서 쭉 따라 오셔라 나풀나풀하길래 자갈길을 걸으며 다시
시간 여행자 되어 처음 당신이 내 몰려
왔을 척박한 유배지길의 억울하고 설운 맘 빙의되어 걸어봤습니다
뒷산으로 당신이 잠든 묘지를 향해
가파른 길 오르며 그 겨울 차가운
강에 던져진 시신을 몰래 수습해
당신을 이곳에 모셔둔 엄흥도의
의롭고 경건한 충정에 벅차 올라
엄흥도가 믿음직한 유해진 얼굴로 오버랩되어 잘했다며 괜히 우리가
기분 좋아졌습니다
살면서 세월에 지나간 일들 절대 들추지 말라 세월이 약이다 흐드도록 두라는 가르침들이 더 많았지만
부당하고 억울함은 영 잊히지 않잖아요 수양대군이나 한명회같은 사람들이 오늘날에도 주변에 제법 있더란 말입니다
친한이의 친절함을 어찌 경계하고
구분하면서 살아내겠냐구요
사악함에 얻어 맞고 몇 년을 추스렸던
필자의 기억까지 얹고 가네요
그때의 역사에도 그런 사람들은 마지막 모양새가 처참하게 드러나긴
했으니 다행스러운 세상 이치같아요
당신을 만나고 의림지로 방향을 돌려
막걸리 한 사발씩 하면서
덕분에 우리의 얘기에도 역사적인
주제를 나누며 오길 잘했다 했습니다
지금은 여한없이 평온하실라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