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 류근
보리밭 끝에 자전거를 멈추고
아들과 함께 나는 하늘을 보네
구름은 가볍게 은비늘을 펼치며 흘러가고
찔레꽃은 이미 청춘을 지나
돌이킬 수 없는 시절 쪽으로 깊어져 있네
얼마나 먼 길을 떠돌아서
나는 비로소 이 길에 자전거를 멈추었나
세상의 언어를 모르는 아들 입술에
종달새 같은 지저귐이 반짝 빛나고
세상을 향해 굳어진 내 어깨 위로
보리밭은 황금의 숨결을 내려놓네
너무 늦게서야 나는 나의 괴로운
자전거 바퀴를 멈춘 게 아닌가
보리밭 두던에 가만히 자전거를 기대어 두고
어린 아들의 손바닥 위에 나는
말없이 보리 이삭 한 개를 쥐여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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