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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동 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22 new
역전 스타벅스
허연
아침이면 지정석이 채워진다
커피는 주문하지 않는다
이곳은 시험장처럼 조용하고
역대급 사연들이 눈을 깔고 회상에 잠겨 있다
알바생이 지나가면
헛기침 소리가 들려온다
한 두어 달 말 한마디 안 했을 것 같은
얼굴들이 찰흙처럼 앉아 있다
어깨를 버리고 온 사람들은
누구하고도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세상이 당장 멸망할 것 같지만
문만 열고 나가면 세상은 여전하다
세상은 여기서만 무겁다
간혹 누군가 가벼워졌다는 소식이 들리지만
확인할 수는 없다
이내 먼지가 소식을 덮는다
해가 중천에 뜨면
밀랍인형들이 일어나
노파의 주름 닮은 골목으로 사라진다
선캄브리아기 생명체들이 바다를 떠나
세상으로 기어오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