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농부의 가르침 8

작성자.동 행|작성시간26.06.08|조회수12 목록 댓글 0

젊은 스님이

큰 스님 심부름으로 먼 한양까지

다녀오느라 지친 몸을  이끌고

세월아 네월아

걸어가는 걸 본 늙은  농부는 

"젊은 스님..

  그러다 똥구녕에 해받치겠소

 태워드릴테니 얼른 타시오."

 지는 해처럼 시무룩한 표정으로 

멍한 하늘만 올려다 보는 젊은 스님에게

"젊은 스님..

어찌 세상을 다 산 표정을 짓고 있습니까?"

"남들은 다들 결혼도 하고 예쁜 자식들

낳아 행복하게 사는데 이놈의 중놈 팔자는

산속에 갇혀 염불만 하다 죽을 팔자니

서러워서 그럽니다요"

"하하..

 한앙에 다녀오니

마음이 싱숭생숭한 게로군요"

남이 걸린 병보다 자신이 걸린 감기가

더 힘들다는 표정만 짓고 있는

젊은 스님에게 늙은 농부는 넌지시

묻고 있었는데요

"저기 저 나무에 앉아 있는 까마귀가 보이시지요?"

"....."

"저 까마귀가 제일 부러워 하는 새가

뭔 줄 아시오?"

"그야 자신이 검으니 하얀 백조같은

새를 부러워 하겠죠?"

"젊은 스님이라 그런지 재치가 있습미다요"

"당연한 걸 가지고 칭찬까지.."

"그럼  백로는 어떤 새를 부러워 할까요?"

"백로가 부러워 할 새가 있을까요?"

"있구말구요..

자신보다 화려한 앵무새를 

부러워하더랍니다"

"그렇기도 하겠네요"

"그런데 새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앵무새도 부러워 하는 새가 있었다네요"

"없을텐데요...."

"자신보다 더 화려한 공작새를

제일 부러워 했다네요"

"아..그렇군요"

"그런데 새들은  공작이

하는 말을 듣고 깜짝 놀라고 말았답니다"

"공작이 무시를 했나보죠?"

"그게 아니라 세상 새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 공작새가 오히려 자신들을 부러워했다지 뭡니까?" 

"왜요...?"

 "아름다운 죄로 우리에 갇힌  자신보다

하늘을 훯훨 날아다니는 행복을 가진 걸

말이죠"

이야기를 주고 받는 사이

절 입구에 다다른 늙은 농부는

((((어이..워워)))

"어르신...

고맙습니다"

젊은 스님은  그 자리에 서서

석양빛을 받으며 멀어지는 늙은 농부의

뒷모습을 보며 두 손 모아 합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장미에 가시가 있다고 불평하기보다

가시 속에 장미가 있다고 행복해 하는

마음을 배웠다며...

펴냄/노자규의 골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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