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심장질환, 왜 늘고 있나… 비만·생활습관이 주요 원인 ② [의미심장(心臟)]

작성자.동 행|작성시간26.06.19|조회수22 목록 댓글 0

 

젊을 때 굳어진 생활 습관, 중년 이후 심혈관 건강 좌우한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20~30대 심장질환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과거 중·장년층의 질환으로 여겨졌던 심혈관질환이 젊은 세대로 확산되면서 저연령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비만, 잘못된 식습관, 운동 부족, 만성 스트레스 등 심혈관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일상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수년에 걸쳐 소리 없이 진행된다는 점이다. 동맥경화와 혈관 손상은 상당 부분 진행되기 전까지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젊은 층은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 극심한 피로감 등의 이상 신호를 단순한 피로나 스트레스로 여기고 지나치기 쉽다.

 

대한심장학회와 함께하는 '의미심장(心臟)' 시리즈 두 번째 편에서는 심장내과 현준호 교수(서울아산병원)와 함께 젊은 층의 심혈관 건강을 위협하는 생활습관을 점검하고,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심장질환의 전조 증상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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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심장질환 증가세… "방치된 채 첫 진단" 사례 적지 않아
최근 수년 사이 젊은 성인의 심장질환 발병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단순히 환자 수 증가에 그치지 않고, 인구 구조 변화를 감안하면 증가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현준호 교수는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데도 젊은 층의 심장질환 환자가 늘고 있다는 것은, 심장질환이 우리 사회에서 확산되는 속도가 인구 감소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젊은 층의 심장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다.

 

특히 젊은 환자는 질환이 관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처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현 교수는 "젊은 성인은 질환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알더라도 적극적으로 치료하려는 의지가 약해 위험 요인이 방치된 채 첫 진단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젊은 심장질환의 주요 원인, '비만과 잘못된 생활습관'
그렇다면 젊은 층의 심장질환은 왜 늘고 있을까. 현준호 교수는 고혈압·당뇨·고지혈증 같은 기저질환에 더해 흡연, 스트레스, 신체활동 부족 등 잘못된 생활습관에서 비롯된 위험 인자가 함께 늘어난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여러 위험 요인이 한꺼번에 작용하면서 발병 가능성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중에서도 현 교수가 핵심으로 지목한 것은 비만과 잘못된 생활습관이다. 그는 "젊은 나이에 심장질환이나 심근경색이 발병한 환자는 비만인 경우가 많다"며 "근본적으로 비만과 잘못된 생활습관이 기여하는 부분이 크다"고 짚었다. 다만 같은 비만, 즉 체질량지수 정도라도 서구인보다 아시아인에게서 심장질환 발생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고카페인 음료·자극적 식단 주의… 전자담배도 심혈관 질환 위험↑
실제로 젊은 층의 비만을 유발하고 심혈관 건강을 해치는 잘못된 생활습관은 이들의 일상과 가까이 맞닿아 있다.

 

첫째는 고카페인 음료다. 피로 해소와 집중력 향상을 위해 에너지 드링크를 찾는 젊은 층이 많지만, 카페인은 심박수와 혈압을 높이고 부정맥(arrhythmia)을 유발할 수 있다. 현준호 교수는 심장이 빠르고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을 예로 들며, 젊은 층에서도 에너지 드링크 섭취 후 증상이 나타난 사례가 꾸준히 보고된다고 전했다. 평소 심장이 건강한 사람도 예외는 아니며, 수면 부족·스트레스·음주가 겹칠 경우 위험은 더 커진다.

 

둘째는 식습관이다. 맵고 짠 배달음식과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에 치우친 식단도 위험 요인이다. 현 교수는 "맵고 짠 음식을 습관적으로 먹으면 체액이 늘고 혈관에 부담이 가해져 고혈압·심장비대·콩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변화는 혈관 내피(vascular endothelium)를 손상시켜 동맥경화의 발생과 진행을 부추긴다.

 

셋째는 전자담배다.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고 여겨 궐련형·액상형 전자담배를 선택하는 젊은 층이 늘고 있지만, 현 교수는 이를 "절반만 맞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일반 담배의 연소 과정에서 생기는 타르와 수천 가지 유해물질이 없어 위해를 일부 줄이는 것은 사실이나, 심혈관계에 미치는 위험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설명이다.

 

준비 없이 시작한 고강도 운동, 만성 스트레스도 '심장 건강 위협'
건강을 위한 운동도 준비 없이 시작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바디 프로필 준비나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IT), 러닝 열풍으로 평소 운동량이 적던 사람이 갑자기 격렬한 운동에 뛰어드는 경우가 늘었다. 현준호 교수는 "운동이 심혈관 건강에 이로운 것은 분명하지만, 충분한 준비운동이나 강도의 점진적 증가 없이 심폐 부하를 급격히 높이면 준비되지 않은 심장에 과도한 부담이 걸린다"고 말했다.

 

만성 스트레스 역시 심장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고 부신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된다. 단기적으로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반응이지만, 장기간 지속되면 심장에 악영향을 미친다. 심박수와 혈압이 높아지면서 심근의 산소 요구량이 증가하는데, 기저에 관상동맥(coronary artery) 협착이 있다면 심근허혈(myocardial ischemia)이나 급성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만성 스트레스는 과식·폭식과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을 유발해 비만·고혈압·고지혈증·당뇨 같은 기저질환을 악화시키고, 이것이 다시 심장질환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든다.

 

"단순 피로인 줄 알았는데"… 증상 없이 진행되는 심혈관 손상
젊은 층의 심장질환이 더욱 위험한 이유는 심장이 오랫동안 아무런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준호 교수에 따르면 만성 염증과 죽상동맥경화는 만성 스트레스 상황에서 촉진되며, 혈관 내피 기능을 손상시켜 콜레스테롤이 혈관벽에 침착되는 과정을 가속화한다. 이 과정은 최소 수년에 걸쳐 진행되며, 심한 관상동맥 협착이 생기거나 심근경색이 발생해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본인이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러한 침묵이 방심으로 이어질 때다. 젊은 층은 가슴 통증과 같은 이상 신호를 느끼면서도 "피로 때문이겠지"라며 넘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면 그 대가는 치명적일 수 있다. 현 교수는 "대부분의 심장질환은 일찍 발견하고 일찍 치료할수록 그 이득이 훨씬 더 크다"며, 특히 심근경색이나 심부전(heart failure)처럼 심각한 질환일수록 진단·치료 지연이 영구 장애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움직일 때 반복되는 '흉통·호흡곤란'은 위험 신호
그렇다면 단순 피로와 이상 신호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현준호 교수는 "단순 피로로 생기는 증상은 휴식이나 스트레스·피로 정도에 따라 변동이 크고, 똑같이 되풀이되는 경우가 드물다"며 "그러나 몸을 움직일 때 흉통이나 호흡곤란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상이 없는 젊은 성인이라면 심장 검사를 반드시 받을 필요는 없다. 다만 흉통·호흡곤란·실신 같은 증상이 있거나, 가족 구성원 중 젊은 나이에 발생한 심장 질환 병력 또는 급사력이 있는 경우에는 검사가 권고된다. 현 교수는 "일부 심근병증과 혈관 질환은 유전적 원인이 작용할 수 있다"며 "가족 중 이른 나이에 심장병을 앓았거나 급사한 사례가 있다면 심장 진료와 필요 시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현준호 교수|출처: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현 교수는 "젊을 때 굳어진 식습관과 생활 패턴은 쉽게 바뀌지 않으며, 미처 발견하지 못한 고혈압·고지혈증·당뇨 같은 대사질환이 세월이 흐르면서 심혈관을 서서히 망가뜨린다"며 경각심을 촉구했다.

 

수십 년간 심장질환 환자를 진료하며 가장 안타까웠던 말로 그는 "조금만 일찍 오셨더라면"을 꼽았다.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게 가장 안타깝다"며 "젊은 시절의 심혈관 건강이 중년 이후 심장질환 발병을 상당 부분 좌우한다"고 당부했다.

심장질환은 우리나라 사망 원인 2위를 차지하는 주요 질환으로,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층에서도 환자가 늘어나며 전 세대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잘못된 정보로 인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습니다. 이에 하이닥은 대한심장학회와 함께 심장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독자들이 심장질환을 정확히 이해하고 건강한 심장을 지킬 수 있도록 대한심장학회 교수진과 함께 다양한 심장질환의 원인과 증상, 예방법 및 치료법을 심도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김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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