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 자연 유머
자연발화
2026.6.19 조선일보 정상혁 기자
지난 3월 경복궁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자선당 앞 삼비문(三備門) 쪽문에 불이 붙었다. 새벽에 순찰하던 안전 요원이 진화해 불은 금세 꺼졌다. 작은 소동으로 끝났지만 사실 큰일이었다. 서울 복판,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대표 유산 아닌가. 국보 1호 숭례문도 어이없게 전소된 바 있다.
이날 국가유산청은 소방 당국을 인용해 “자연 발화 추정”을 거론했다. 정밀 조사가 진행되기도 전이었다. 설명이 더는 불가한 해명의 가장 마지막 순간에 내놔야 할 의견을 가장 먼저 입에 올렸다.
지난 3일 서울 잠실 투표소에서 시작된 불길이 전국으로 확산할 조짐이 보이자, 선관위가 꺼내 든 것은 우연론(論)이었다. 이를테면 1·2위 후보의 관내 사전 투표 득표수가 동일한 ‘쌍둥이 득표’가 속출했을 때 선관위는 “우연의 결과”라고 했다. “우연히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을 뿐 누구의 잘못도 없다는 해명, 모두에게 속 편한 말일 것이었다.
나는 오랜 시간 자연발화를 다뤘다.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곳이라 생각하더라도,
석탄이 고여 있는 곳에서는 자연발화가 일어난다.
오랜 시간 제거하지 않은 석탄이, 양이 많든 적든, 쌓여서 시간이 가면 발화한다.
왜? 석탄은 열을 계속 흡수해서 축적은 해도 발산을 하지 않는 특성 때문이다.
투표에도 이상한 특성이 쌓였는지,
수시로 제거하여 869건 쌍둥이 '우연발화' 같은 거 0건 되게
반드시 막아야 한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