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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세상 봉사단 (샬롬의 집 봉사) 후기

작성자유리비.|작성시간21.08.08|조회수428 목록 댓글 39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 도종환, ‘담쟁이’ 중에서 -


‘코로나 19’ 여파로 인한 높은 단계의 거리 두기 속에서
가만히 서 있어도 등줄기에 쭈르르 땀방울이 흘러도
봉사를 이어갈 숙명 같은 사람들이 있어요.
멋모르는 세상 사람들이 “안 돼!”, 하고 손을 내저을 때나
편견과 선입견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 있어도
마치 담쟁이처럼 벽을 묵묵히 넘는
‘4050 우리세상’ 봉사단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예쁜 감성 유리비’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어제 8.7.(토)에
우리 세상 봉사단에서 후원하고 있는
신월동 ‘샬롬의 집’에 다녀왔습니다. (코로나 상황 때문에 임원진만)
폭염과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세탁기가 고장이 나서 원생들이 너무 힘들어하니,
세탁기 한 대를 후원해달라는
그곳 원장님의 전화를 받고,
상진 회장님께서 발 빠르게 공지하고, 협의하여
만장일치로 결정하였습니다.

‘샬롬의 집’은 신월동 골목 안 주택에 있었습니다.
도착하니 휠체어를 탄 원장님께서
해맑은 웃음을 보이시며 연방 감사하다며
환하게 반겨주셨습니다.
우리에겐 별 게 아닌 것도 꼭 필요한 분께는
엄청 소중한 것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순간 울컥, 하면서도
풍족하고 안락한 삶임에도 불평불만을 쏟아내던
저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무엇보다 원생들을 단순히 어린아이라고 생각했는데
웬걸요? 덩치는 어른인데 마음속은 새싹 같고,
저보다 속이 깊어 무안했답니다.
어쨌거나 폭염 속에 밀린 빨랫감들과
선풍기 하나 없이 오롯이 견디고 있는 원장님과 원생들을 보니
마음이 스산하다 못해, 짠했습니다.

드디어 씩씩한 우리 회원님들이 세탁기를 설치하고
묵은 빨래를 넣었습니다.
‘쌩쌩’, 하고 돌아가는 소리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기뻐했지요.
쏟아지는 볕에 빨래가 잘 마르듯
안 좋았던 경험이나 아팠던 상처들이
뽀송뽀송 마르듯 잘 마르기를
유리비는 기도했답니다.

시국이 시국인 만큼, 여러모로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래도 조용히 후원해주시는 분이 계셨어요.
제가 어려울 때 저를 토닥이며 일으켜 세우셨던 한여백 님.
‘봉사는 힘든 것보다 내가 더 배우면서 얻는 게 많다’, 라며
격려해주셨던 님께서 20만 원을 후원하셨답니다.
코로나 시국으로 참석하지 않고 묵묵히 후원만 하시고
온유하면서 기백 있는, 님의 깊은 성품이
유리비의 마음에 울려왔습니다.

어제 참석하신 분들의 면면을 소개할게요.

하나. 행복 고문님 : 아담한 체구에 야무진 모습으로 봉사 활동 전체를 조율하셨어요.
세탁기를 요리조리 살펴보시는 모습이 마치 우리 어머니들이 자식 걱정하는 것 같았습니다.
꼼꼼하고 세심하면서도 여장부다운 카리스마 뿜뿜!

둘. 칠갑산 자문위원님 : 넉넉한 웃음과 폭염 속에도 기운이 넘쳤었어요.
안경 너머 선한 눈망울이 보여요. 그 인자함이 땀방울로 맺힐 만큼,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에 새삼 존경심이!

셋. 거북이 구관 자문위원님 : 처음 뵈었지만, 생일 글 사진에서 느꼈던 느낌처럼
잘 생기시고 넉넉한 인품인 것 같아요.
하얀 피부에 호탕한 웃음 특히 하얀 건치가 유난히 멋있는 분이었습니다.

넷. 라이프 자문위원님 : 제가 사는 곳과 같은 방향이어서 바래다주셨네요. 감사드립니다.
10년 전부터 봉사에 참여하시며 봉사단을 이끌어주신 산 증인이십니다.
차 안에서 해주신 말씀 중 ‘봉사를 가면 그분들의 모습에서 훗날 내 모습을 본다.’
하시는 말씀을 듣고, 유리비는 절로 고개가 끄덕끄덕~
참 마스크와 수건을 챙겨준 자상함과 오래남는 섬세함!!

다섯. 상진 회장님 : 십여 분 늦게 도착한 못난 유리비를 손수 마중 나와서 정말 황송했습니다.
나긋나긋한 미성의 목소리가 매력 만점!
선·후배 잘 챙기시면서 샬롬의 집 원장님과 원생들과도 마치 가족인 듯 대하시는 모습에
감동! 또 감동!

여섯. 숙쑥이 총무님 : 세탁기 증정부터 우리 봉사단의 살림을 도맡아 해주시면서
항상 깔깔깔, 잘 웃으시고 언제나 대화를 이끄는 분이세요.
특히 배우고 싶고 하고 싶은 게 많으셔서 자격증에 도전하고픈 꿈이 너무 멋져 보였답니다.

일곱. 삼인 운영님 : 호탕한 웃음과 선·후배 사이에서 윤활유 역할을 하시는 분이세요.
첨 뵐 때와 달리 어제는 툭툭 터지는 유머에 더위를 잊게끔 많이 웃었답니다.
젤 싫어하던 사람이 학교 국어선생이래요, 왜냐고 여쭈니 학교 다닐 적 눈 아래 살을 꼬집혔던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서래요. 그래서 제가 이분의 볼 살을 살짝 꼬집어 드렸어요. ㅎ

여덟. 현희 홍보위원님 : 정말 단아하고 예쁘세요.
눈·코·입이 조화롭고 여성스러우시면서 시종일관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고
누구보다 큰 눈망울이라, 봉사 끝난 후에도 자꾸 그 예쁜 모습이 아른거리네요.

충분히 아름다웠던 봉사 활동이었습니다.
인원 제한 때문에 더 많은 분이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지만,
비 오듯 땀은 흘렸지만, 배운 게 더 많은 보람된 하루였답니다.
확실한 거리 두기 하에서 거북이 구관 자문위원님께서 사주신
냉면과 돌솥비빔밥.
그리고 상진 회장님의 션~한 아이스커피와 과일 스무디 …….
정말 힘이 납니다. 고맙습니다.
모처럼 ‘행복’이란 단어가 가슴에 꽂혔습니다.
다음 만날 때까지 모두 잘 지내시면 좋겠습니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The Show must go on. (쇼는 계속돼야 한다.)
영화 <물랑루즈>에서의 노래나 그룹 퀸의 노래로 유명한 말이지만,
이제는 ‘가슴 아파도 난관이 있어도, 할 일은 해야 한다.’ 하는
말이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외쳐봅니다.
‘봉사는 계속돼야 한다!’
‘4050 우리 세상’ 봉사단 파이팅!

2021. 8. 7. 봉사활동 다녀와서
힐링은 내가 받았네! 느끼는 ‘예쁜 감성 유리비’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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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행복행진 | 작성시간 21.08.14 성구미 사랑님 먼길 늘 봉사하러 오셨었는데
    활기찬 봉사활동이 기다려집니다.
    하시는 사업 잘되시길 바라고
    함께 봉사할 날 기다릴께요~^^
  • 답댓글 작성자성구미 사랑 | 작성시간 21.08.14 행복행진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지노 | 작성시간 21.08.13 코로나 시대엔 봉사도 쉽지 않군요
    참여해주신 환남들 감사드립니다
    글 올려주신 유리비님 고마워요 ~ ^^
  • 답댓글 작성자행복행진 | 작성시간 21.08.14 지노 홍보위원님 반가워요
    코로나 때문에 많은분들 함께할 수 없음이 안타깝습니다.
    건강관리 잘하시고 즐거운 일상되세요~^^
  • 작성자플릇 | 작성시간 21.08.20 잘 다녀오셨군요
    후기가 함께 참여한듯 하네요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코로나로 임원진만 가는거 같아서
    패스한 1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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