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하늘, 밤새 맞아도 시원한 바람,
야외 카페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홀로 있다면 책을 읽고 싶은
완연한 가을이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예쁜 감성’ 유리비가 인사드립니다.
가슴을 저미는 외로움 속에서도
무심히 흘러가는 가을 강가에 서면
어김없이 가을은 자기가 왔다고 속삭입니다.
여름날의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을 넘어
아스라이 먼 대지를 달리는 빠른 말처럼
서늘한 가슴에 번지는 가을의 슬픈 눈을 보며
우리는 슬프도록 시린 가을을 가슴에 품습니다.
가을을 반기는 것은 서늘함 속의 따뜻함 때문인지도 몰라요.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에 길러 이 가을엔 거두어들여야 하죠.
그런 의미에서 가을의 모든 것엔
여름의 태양과 이를 견딘 땀이 함께 들어 있어요.
이런 가을의 느낌을 가득 담은 오늘의 주인공을 소개할게요.
요즈음 조금 뜸하지만 오랜 기간 목욕 봉사와 연탄 봉사로
우리세상 봉사단에서 ‘봉사’의 한 획을 그으신
‘시연’ 님입니다.
가을에 태어나신 만큼 얼굴에 완숙함과 품격이 느껴지면서
같은 여자로서 살짝 부럽기까지 한 분입니다.
치명적 매력. 고혹적인 미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사여구(美辭麗句)를 붙여도 모자랄 한 폭의 화보 같아요.
무엇보다 그동안 올리신 많은 게시 글에서
님의 무한 지성과 봉사단에 관한 애틋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세상 봉사단에 선하고 좋은 활동을 기대합니다.
가을에 태어나신 ‘시연’님의 생일상에
이해인 수녀님의 가을 시 한 편 올립니다.
『하늘 향한 그리움에
눈이 맑아지고
사람 향한 그리움에
마음이 깊어지는 계절
순하고도 단호한
바람의 말에 귀 기울이며
삶을 사랑하고
사람을 용서하며
산길을 걷다 보면
톡, 하고 떨어지는
조그만 도토리 하나
내 안에 조심스레 익어가는
참회의 기도를 닮았네.』
- 이해인 수녀의 ‘가을 편지’ -
이제 곧 ‘위드(With) 코로나’ 시대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와도 함께 하는 세상이 되었는데
사람과도 함께하지 못한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네요.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이 끊긴 사람들을 찾아
답장을 받지 않아도 좋을 만큼의 여유를 가지고
편지를 띄우겠다고 다짐합니다.
더구나 우리세상 봉사단 여러분과는 더 많은 연락과 만남이 있어야겠지요.
이전과 똑같이 생활할 순 없겠지만,
여러분과 대면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답니다.
함께 봉사의 기쁨을 누려야죠.
‘위드 코로나’ 시대를 ‘위드 봉사’ 시대로 바꿔나가기로 해요.
그래서 본연의 우리로 돌아가서
낙심하고 절망하는 어려운 분들과
‘상실의 시대’를 함께 극복하고 싶습니다.
늦은 가을비 속에서 낙엽도 견디지 못하고
서리바람 속에서 마지막 꽃들이 시들어 갈 때
당신은 어디에 있을 건가요?
사랑하세요.
2021. 10. 16. ‘시연’님의 생일을 축하드리며,
봉사단 여러분께 ‘with 봉사’의 시대로
함께 나가자고 외치는 ‘예쁜 감성 유리비’가 ···
<추신>
얼마 전에 4050우리세상을 떠난 ‘두소니’ 선생님을 추모하는 뜻에서
한 달 반 정도 생일 글을 멈추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그 사이, 생일을 맞으신 주제 행시방의 '잼마' 회장님과 우리세상 봉사단의 '라이프' 자문위원님 두 분도 계셨지요.
이참에 두 분께 양해를 구해요.
내년 생일엔 두 배의 정성으로 멋진 생일상 차려드릴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