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박한 행동을 삼가고 당신이 갖고 있는 오이의 맛이 쓴가? 그렇다면 던져 버려라. 당신이 가는 길을 가시덤불로 가로 막고 있는가? 그렇다면 피해가라. 그것으로 충분하다. 세상에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하는 의문은 갖지 말라. 목수나 제화공의 작업장에 가서, 물건을 만들다 생긴 대팻밥이나 가죽 조각을 보고 괜한 트집을 잡다가 조롱거리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당신의 우매한 물음은 자연을 잘 아는 사람의 비웃음을 사기 십상이다. 목수나 제화공은 대팻밥이나 가죽 조각을 버릴 장소를 갖고 있지만, 자연은 그러한 여분의 공간이 없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자연은 자기 안에 있는 어떤 것들이 시들거나 낡아 쓸모없어지면, 그것을 수용하고 변화시켜 새로운 사물을 만들어내는 기적을 행한다. 그래서 자연은 밖으로부터 따로 새로운 물질을 공급받지 않으며, 쓸모없을 것들을 버려야할 공간 역시 필요하지 않다. 자연은 자연 스스로 공간과 물질과 기능으로서 충분한 것이다. ◆◆◆◆ ◆◆◆◆ 경박한 행동을 삼가고, 대화함에 있어서 경솔하지 말라. 생각의 중심을 잃어서도 안 된다. 당신을 고통에 빠지게 하지 말고, 쾌락에 날뛰게 하지 말라. 사람들이 당신을 죽이고, 당신의 육신을 갈기갈기 찢으며 저주한다고 상상해 보라.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이러한 것들이, 순결하고 현명하며 건강하고 올바르게 머물고자 하는 당신의 영혼을 방해할 수 있겠는가? 예컨대, 어떤 사람이 투명하고 맑은 샘물가에 서서 샘물을 저주한다 하더라도 샘물은 결코 마르거나 변하지 않는다. 설사 그 속에 진흙이나 오물을 집어넣는다 해도, 샘물을 재빨리 그것들을 흘려보내고 씻어 내어 전혀 더럽혀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떻게 해야 그저 단순한 우물이 아닌 영원한 샘을 소유할 수 있겠는가? 그것이 바로 자기 자신을, 만족과 겸손으로 결합된 자유와 함께 있게 하는 것이다. -195~ 출처> 도서>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 유동범 옮김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