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景福宮)
1395년 태조(太祖) 4년 정유(丁酉) 10월 7일
命判三司事鄭道傳, 名新宮諸殿. 道傳撰名, 幷書所撰之義以進.
명판삼사사정도전, 명신궁제전. 도전찬명, 병서소찬지의이진.
★판삼사사 정도전(鄭道傳)에게 명하여 새 궁궐의 여러 전각의 이름을 짓게 하니, 정도전이 이름을 짓고 아울러 이름 지은 의의(意義)를 써서 올렸다.
新宮曰景福, 燕寢曰康寧殿, 東小寢曰延生殿, 西小寢曰慶成殿,
신궁왈경복, 연침왈강녕전, 동소침왈연생전, 서소침왈경성전,
燕寢之南曰思政殿, 又其南曰勤政殿,
연침지남왈사정전, 우기남왈근정전,
東樓曰隆文, 西樓曰隆武, 殿門曰勤政, 午門曰正門.
동루왈륭문, 서루왈륭무, 전문왈근정, 오문왈정문.
★새 궁궐을 경복궁(景福宮)이라 하고,
연침(燕寢)을 강녕전(康寧殿)이라 하고,
동쪽에 있는 소침(小寢)을 연생전(延生殿)이라 하고,
서쪽에 있는 소침(小寢)을 경성전(慶成殿)이라 하고,
연침(燕寢)의 남쪽을 사정전(思政殿)이라 하고,
또 그 남쪽을 근정전(勤政殿)이라 하고,
동루(東樓)를 융문루(隆文樓)라 하고,
서루(西樓)를 융무루(隆武樓)라 하고,
전문(殿門)을 근정문(勤政門)이라 하며,
남쪽에 있는 문(午門)을 정문(正門)이라 하였다.
其景福宮曰:
기경복궁왈:
臣按, 宮闕, 人君所以聽政之地, 四方之所瞻視,
신안, 궁궐, 인군소이청정지지, 사방지소첨시,
臣民之所咸造, 故壯其制度, 示之尊嚴;
신민지소함조, 고장기제도, 시지존엄;
美其名稱, 使之觀感.
미기명칭, 사지관감.
漢、唐以來, 宮殿之號, 或沿或革, 然其所以示尊嚴, 而興觀感則其義一也.
한、당이래, 궁전지호, 혹연혹혁,연기소이시존엄, 이흥관감칙기의일야.
★그 경복궁에 대하여 말하였다.
“신이 살펴보건대, 궁궐이란 것은 임금이 정사(政事)하는 곳이요, 사방에서 우러러보는 곳입니다.
신민(臣民)들이 다 조성(造成)한 바이므로, 그 제도를 장엄하게 하여 존엄성을 보이게 하고, 그 명칭을 아름답게 하여 보고 감동되게 하여야 합니다.
한(漢)나라와 당(唐)나라 이래로 궁전(宮殿)의 이름을 혹 그대로 하기도 하고, 혹은 개혁하였으나, 그 존엄성을 보이고 감상을 일으키게 한 뜻에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殿下卽位之三年, 定都于漢陽, 先建宗廟, 次營宮室, 越明年乙未, 親服袞冕,
전하즉위지삼년, 定都于漢陽, 선건종묘, 차영궁실, 월명년을미, 친복곤면,
享先王先后于新廟, 宴群臣于新宮, 蓋廣神惠而綏後祿也。
향선왕선후우신묘, 연군신우신궁, 개광신혜이수후록야.
★전하께서 즉위하신 지 3년 만에 도읍을 한양에 정하여 먼저 종묘를 세우고, 다음에 궁궐을 경영하시더니,
한 해 건너 을미년에는 친히 곤룡포(袞龍袍)와 면류관(冕旒冠)을 쓰시고
선대(先代)의 왕과 왕후를 신묘(新廟)에서 제향(祭香)을 올리며,
여러 신하들에게 새 궁궐에서 잔치를 베푸셨으니,
대개 신(神)의 혜택을 넓히시고 뒷사람에게 복록을 주심이옵니다.
酒三行, 命臣道傳曰:
주삼행, 명신도전왈:
“今定都享廟, 而新宮告成, 嘉與群臣宴享于此.
“금정도향묘, 이신궁고성, 가여군신연향우차.
汝宜早建宮殿之名, 與國匹休於無疆.
여의조건궁전지명, 여국필휴어무강.
★술이 세 순배 되어서, 신 정도전에게 분부하시기를,
“지금 도읍을 정하여 종묘에 제향을 올리고 새 궁궐의 낙성을 고하게 되매,
가상하게 여겨 군신(群臣)에게 여기에서 잔치를 베푸노니, 궁전의 이름을 지어서 나라와 더불어 한없이 아름답게 하라.”하셨으므로,
臣受命謹拜手稽首,
신수명근배수계수,
誦《周雅》“旣醉以酒, 旣飽以德, 君子萬年, 介爾景福”,
송《주아》“기취이주, 기포이덕, 군자만년, 개이경복”,
請名新宮曰景福.
청명신궁왈경복.
★신(臣)이 분부를 받자와 삼가 손을 모으고 머리를 조아려
《시경(詩經)》 주아(周雅)에 있는
“이미 술에 취하고 덕(德)에 배가 불러서 군자의 만년을 빛나는 복[景福]을 빈다.” 라는 시(詩)를 외우고, 새 궁궐을 경복궁(景福宮)이라고 이름짓기를 청하오니,
庶見殿下及與子孫, 享萬年太平之業, 而四方臣民, 亦永有所觀感焉.
서견전하급여자손, 향만년태평지업, 이사방신민, 역영유소관감언.
★전하와 자손께서 만년 태평의 업(業)을 누리시옵고,
사방의 신민(臣民)으로 하여금 길이 보고 느끼게 하옵니다.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