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0일 일요일 창덕궁 낙선재에 매화구경을 갔다.
마침 날씨도 화창 하여 고궁을 찾는 사람도 많고 외국관광객도 많았으며 특히 일본 단체 관광객이 많았다.
일본이나 중국 관광객은 외모가 우리와 같기 때문에 대화를 나누지 않으면 구분하기가 어렵다. 마침 창덕궁 돈화문을 지나 약 50m 가면 우측으로 창덕궁 내부로 들어가는 금천교(錦川橋)가 있고 바로 앞에 궁으로 들어가기 위한 삼문(三門)중의 첫 문인 진선문(進善門)이 보인다. 이 금천교(錦川橋)에 4~50명 가량의 일본 관광단이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진선문(進善門)을 향해 이동하고 있었다.
그때 일본 관광객 뒷줄에 우리나라의 한 젊은 엄마와 6~7세 정도의 어린 남자아이와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들-〈엄마, 이 사람들 우리나라 사람 아닌가봐〉
엄마-〈그래 이놈들은 일본 놈들이야〉
아들-〈놈들이 뭐야 선생님은 “놈”이라고 하면 욕이라 하던데〉
엄마-〈아니야 일본놈은 우리나라를 침범한 놈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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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화를 들은 내가 괜히 마음이 안절부절하고 얼굴이 확끈 달아오른다.
혹시 일본 관광객중에 우리나라 말을 아는 사람이 있어 이 대화를 들으면 어쩌나 하는 소심?(小心)함이 내 마음을 편치 못하게 한다.
우리나라 고궁을 찾는 일본 손님을 이렇게 대해서는 안된다.
이 젊은 엄마는 어린 아들에게 이렇게 교육해서는 안된다.
이 말은 비단 이 “젊은 엄마” 에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애국심(愛國心)이 아니다.
오히려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욕되게 하는 말이다.
우리는 이런 식으로 일본을 대해서는 안된다.
이런 생각으로는 일본을 이길 수 없다.
우리는 일본앞에서 정중하고 대범하고 예의바르고 선비로 워야 한다.
우리는 일본 관광객을 마치 종가댁(宗家宅)을 찾는 손님을 모시듯 정중히 모셔야 한다,
우리가 일본을 이기는 것은
대한민국 “야구” 다워야 하고 김연아 다워야 한다.
삼성처럼 해야 하고 포항제철 같이 해야 한다.
대한민국 “바둑”처럼 해야 한다.
열심히 공부하고 과학을 발전시켜 경제를 부흥시키고 역사를 바르게 인식하고
문화재를 소중히 보존하여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길러야 한다.
어린학생에게 말 한마디는 매우 중요하다.
욕으로 일본을 이기는 것이 아니고 의연(毅然)함이 이기는 길이다.
일본 관광객을 보고 “일본 놈”이라는 천박한 욕을 해서는 안된다.
사람들은 일본인을 "찰흙"이라 하고 우리를 "모래"라는 말을 듯는다.
"찰흙"은 낱알은 약하지만 뭉치면 강하다는 뜻이다.
"모래"는 낱알은 강하지만 잘 뭉치지를 못한다는 뜻이다
이제 우리는 낱알도 중요하지만 찰흙같이 잘 뭉치는 전체를 생각해야 한다.
국민 한사람이 가볍게 하는 말한마디가 대한민국전체를 대표할 수 도 있다
일본과 중국은 우리에게 가깝고도 먼 나라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감정적으로 욕하기 보다는 오랜 역사 속에서 우리에게 가해온 역사의 상처를 “잊지 않고 기억” 하는 것이다.
이글을 “젊은 엄마”가 꼭 읽어 주길 바라면서 장소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바이다.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