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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내리는 들판에서!

작성자恩波 안균세|작성시간22.12.06|조회수177 목록 댓글 0

올해, 첫눈 내리는 월요일 아침,

 

들판에 나가

눈 내리는 하늘과 낙엽 뒹구는 들판을

한참 둘러볼 일이다.

신비롭고 상념의 꼬리를 무는 그만한 대지(大地)가 따로 없다

 

시간 시간마다 조금씩 식어가는 태양의 온도.

눈 사이로 펄럭이다 못해 하늘로 솟구치는 찬바람.

 

따뜻한 빛을 등에 지고 솔솔바람과 어깨동무하여

졸졸 흐르던 물길은 다 말랐다.

 

파란 풀잎과 익은 벼로 뒤덮은

둔 턱과 황금들녘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개구리, 메뚜기, 뱀, 뜸부기 등 울어대며 흥성거리던

뭇 생명들은 어디로 숨었단 말인가.

사람의 웃음소리, 찌글대던 벌레소리, 노래하던 새소리는

다들 어디에 깃들었는가.

 

싱싱한 나뭇잎, 촉촉한 논두렁, 푸른 이마의 언덕은

다 어디로 가고

뒹구는 낙엽, 무너진 논두렁, 황량한 언덕만이

부는 바람에 몸을 마낀다.

S라인으로 가슴 흔들며 흐르던 물길은

말라 비틀어진 물 꼴로 꼴사납게 누웠다.

 

들판이 그러하듯이 우리 인생도 그러하다

 

오월 난초와 유월 목단, 팔월 보름, 시월 단풍과 십일월의 낙엽을

다 접고 떠나야 할 시간!

 

무서리의 첫 겨울이다

겨울을 맞이하는 12월이 열린 길목의 첫눈이다.

 

찬바람에 흩날리는 첫눈은

들판에 서있는 머리 위에도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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