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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보름달을 쳐다보며!

작성자恩波 안균세|작성시간23.09.29|조회수194 목록 댓글 0

오늘은 추석(秋夕), 둥근 보름달을 볼 수 있을 까 걱정했는데

휘영청 밝은 둥근 달은 동녘에 솟아올라 온 누리를 밝게 비춘다.

 

아파트 창문을 열고 의자에 앉아, 둥근 자태의 저 추석 달을 쳐다보면서

이렇게 중얼거리며, 묻는다.

 

오늘날,

 

----- 이 세상사와 국제정세, 특히 북한과의 적대문제로 나라의 운명과 앞날은

그렇게도 불안하고 컴컴하고

국내도 이념과 진영으로 좌우로 갈려 갈등으로 앞이 보이지 않고,

갈수록 정치는 혼돈하고 경제는 침체하여 살기 어렵고

특히 요즘, 인심 또한 그렇게도 모나고 우울한데,

   

  너만은 왜 이렇게 둥글고 환한 자태를 뽑내느냐?...---

 

그러나 추석 달은 아무 대답을 하지 않고 하늘 가운데로 흐르며 침묵을 하는데

꺼꾸로 나 자신도 모르게 이런 물음이 가슴 심연으로부터 솟구친다

 

가을 날씨는 참으로 청명하다.

그런데 우리의 삶은 왜 이렇게 힘들고 앞이 잘 보이지 않는가?

 

가을 하늘은 참으로 푸르다.

그런데 우리의 시야는 왜 이렇게 회색이고 뿌연가?

 

가을 바람은 참으로 시원하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왜 이렇게 으스스하고 추운가?

 

가을 구름은 참으로 느긋하다.

그런데 우리의 일상은 왜 이렇게 쫓기고 불안한가?

 

가을 풍광은 참으로 신비롭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왜 이렇게 더럽고 꼴불견인가?

 

가을 만상은 참으로 조화롭다.

그런데 우리의 관계는 왜 이렇게 뒤틀리고 갈등인가?

 

가을 오곡백과는 참으로 풍성하다.

그런데 우리의 곳간은 왜 이렇게 메마르고 쓰레기만 있는가?

 

가을 풍속은 참으로 아름답다.

그런데 우리의 인심은 왜 이렇게 야박하고 내로남불인가?

 

그런데, 그런데도

더욱 더 환해오는 추석 보름달아,

다시 물어보자!

 

---너 만은 왜 이렇게 아무 말없이

     둥글게 둥글게

     환하게 환하게

   이 땅과 만상을 밝게 밝게 비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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