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이란 참 얄팍하고 변덕이 심하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나 자신의 지난 세월을 돌아볼 때나 현재도 그렇다는 예기다.
좋은 일이 생기기나 어떤 일이 조금 잘 풀린다 싶으면 금세 우쭐해지고,
어렵거나 약간 꼬인다 싶으면 갑자기 우울해지고 무기력해지거나
신경질적이 되어, 일을 망치거나 인간관계를 그르친 게 어디 한두 번인가.
그래서 교만해지지 않으려고 자신을 낮추고, 비굴해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가다듬으려 하지만, 그게 영 쉽지 않고 일생토록 후회의 연속이다.
또한 나이를 먹으면서, 사람이 시련을 겪으며 강해지는 자신을 보며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느냐 생각도 하고, 연륜이 쌓아지면서
세월의 무게와 삶의 질곡을 헤치며 자신을 낮추고 남을 포용하며 너그러운
마음을 갖는 것이 그 얼마나 행복하겠느냐 생각하지만, 이 또한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이 닿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경지의 한계라는 걸 느껴질 뿐이다.
그래도 역사를 보면, 역시 남다른 데가 있는 위인들이 있다.
한평생을 인권운동에 바친 만델라 남아프리카공화국 전 대통령은
자신을 강하게 하는 시련에 감사할 줄 아는 인물이었다.
무려 26년 동안 감방에 갇혀있던 만델라가 석방됐을 때 건강한 모습을
유지했던 것은 악조건을 감내한 긍정 마인드의 힘이었다.
그는 옥중 건강비결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감옥에서 중노동 나갈 때
나는 넓은 자연으로 나간다는 즐거움에 비록 몸은 힘들었지만 일을 즐겼다”고
말했다. 만델라는 또 “남들은 감방에서 좌절과 분노를 삭였지만 나는 마음을
내려놓고 용서했다. 그랬더니 세상의 모든 즐거움이 나를 감쌌다.”고 했다.
또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떠받들어지는 파나소닉 창업자 마쓰시다 고노께는
자신의 핸디캡을 성공의 열쇠로 바꾼 사람이다. 어린 시절 가난해서 배우지 못하고
제대로 먹지 못해서 허약했던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난 가난했기 때문에
부지런해야 했고,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누구한테든 배우려고 했고, 허약했기
때문에 건강의 소중함을 배웠다.”고 말하곤 했다.
또 중국의 현대화를 이끈 덩샤오핑도 자신의 약점을 슬기롭게 이겨낸 사람이다.
덩샤오핑은 어려서부터 키가 작아서 늘 다른 아이들에게 놀림감이 됐다고 한다.
어른이 돼서도 키는 고작 154cm. 그렇게 단신이다 보니 주위에서 키를 갖고
놀리거나 묻는 사람이 좀 많았겠는가. 하루는 한 지인이 덩의 키 문제를 꺼내자
덩은 “하늘이 무너져도 난 두렵지 않는다. 하늘이 무너진다면 키 큰 사람이 먼저
다치지 않겠느냐”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고 한다. 키 작은 핸디캡을 이렇게 가벼운
농담으로 넘길 수 있었던 덩은 몸은 작아도 마음만은 태산처럼 큰 사람이었다.
분노를 내려놓고 건강을 지킨 만델라는 물론, 빈곤과 무지를 성공원천으로 삼은
마쓰시다나 신체적 핸디캡을 조크로 넘길 줄 알던 덩샤오핑은 마음을 다스리는
긍정의 힘을 알고 실천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런데 나는 감옥에 갇혀 있지도, 먹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지도, 키도 171cm로
작지도 않고, 뿐만 아니라 고등교육도 받을 만큼 배웠고, 화목한 가정생활을 누리며
또 일상생활에 건강으로 전혀 지장을 받지 않는데도,
늘 중압감에 짓눌려 우울하고 뭔가 불만스럽게 두려움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탐욕이 많은가, 수양이 부족한가, 주위 상황인가,
암만 생각해도 “마음의 병”이 문제다.
여러 통계가 보여주듯이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은 늘 스트레스에
짓눌려 있다. 근년 서울시가 발표한 ‘보건복지분야 주요통계분석’에 따르면
13세 이상 시민의 약 75%가 조사 당시 “최근 2주 동안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느꼈다”고 응답했다. 특히 직장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가장 커서 80%,
학교생활(60%)과 가정생활(55%)이 뒤를 이었다.
또 전문가들은, 현대인의 스트레스가 면역력을 저하시켜,
암과 같은 불치병을 유발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니,
나이 먹은 우리 같은 세대는 마음의 병을 다스림이 건강의 첩경임을 다시 한번 깨닫고,
인생의 모든 무거운 짐을 내려 놓고 마음을 비우는 연습과
따뜻한 마음으로 이웃을 바라보는 긍정의 힘을 길러,
마음의 병을 치유함으로 각자의 스트레스를 홀가분하게 털어내고,
행복한 인생 여정을 오래 오래 걸어 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