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癸卯年) 새해를 맞아, 토끼와 관련된 사자성어(四字成語)로
교토삼굴(狡兎三窟)과 수주대토(守株待兎)가 일반인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린다.
교토삼굴(狡兎三窟)은 슬기로운 토끼는
언제나 위기에 대비해 땅굴을 세 개 준비해 둔다는 뜻을 담고 있다.
평소 유비무환의 삶의 지혜를 갖고 산다는 말이다
수주대토(守株待兎)는 그루터기를 지켜보며 토끼가 나오기를 기다린다는 뜻이다.
<한비자(韓非子)> ‘오두편’에 나오는 말인데 한비는 요순의 이상적인 왕도정치가
시대에 뒤떨어진 사상이라며 그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송나라에 한 농부가 있었다. 하루는 밭을 가는데 토끼 한 마리가 달려가더니
밭 가운데 있는 그루터기에 머리를 들이받고 목이 부러져 죽었다.
그것을 본 농부는 토끼가 또그렇게 달려와서 죽을 줄 알고
밭 갈던 쟁기를 집어 던지고 그루터기만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토끼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고 그는 사람들에게 웃음거리가 됐다.”
이는 한가지 일, 곧 낡은 관습에만 얽매여 발전을 모르고
새로운 시대에 순응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지적한 것이다.
사람이든 기업이든 국가이든 한차례이상 위기를 겪게 마련이다.
이 위기는 예고 없이 찾아 온다.
평소 잘 나가던 사람이 난관과 실패를 만나든지,
기업이든 국가가 위기에 빠지면,
예외 없이 충격에 휩싸여 갈피를 잡지 못하고 어찌할 줄 모르며
당황한 나머지 자제력과 통제력을 상실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
그러나 평소에 위기대처 방안을 준비하고 잘 다져 놓은 사람과 기업, 국가는
위기 때 빛을 발하며 슬기롭게 헤쳐나가며 이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다..
그래서 2023년 새해가 열린 길목에 서서,
우리 모두 ‘수주대토’가 아닌 ‘교토삼굴’의 슬기로,
세월의 힘든 무게와 상황의 무쌍한 변화와 질곡을 헤쳐나감으로
형통의 축복받는 한 해를 되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