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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이야기

'나의 어린이 날'을 맞고 싶다.

작성자恩波 안균세|작성시간23.05.05|조회수74 목록 댓글 0

오늘은 5월 5일 ㅡㅡㅡ제 101회 '어린이 날'이다.

 

아침 일찍 엄마 아빠를 비롯한 가족들로부터 예쁘게 포장된 선물을 주게 되는데,

보통 사람들은 초등학생까지를 어린이로 여기지만, 우리나라 아동복지법에는

“만 18세 미만”을 아동의 기준으로 정해 놓고 있다.

 

어린이날을 한번 살펴보면,

 

'어린이 날'은 1919년 3.1독립운동을 계기로 어린이들에게 민족정신을 고취하고자

1923년 소파 방정환선생을 포함한 일본유학생 모임인 '색동회'가 주축이 되어

5월1일을 '어린이 날'로 정하였다가, 1927년 날자를 5월 첫 일요일로 변경하였다.

 

1945년 광복이후에는 5월5일로 정하여 행사를 하여 왔으며

1961년 제정, 공포된 '아동복지법'에서는 '어린이 날'을 5월5일로 하였고,

1973년에는 기념일로 정하였다가 1975년부터는 공휴일로 제정하였다.

 

그러면 다른 나라에서도 어린이날이 있는가?

 

어린이날은 나라, 문화권에 따라 다른데,

우리나라와 일본은 5월5일을 어린이날로 정했는데,

일본은 3월3일을 따로 ‘여자 어린이날’로 정해 기념한다.

중국은 6월1일을 ‘국제아동절’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1925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아동 복지를 위한 세계회의’에서 처음으로

전 세계가 어린이날을 정해 기념하기로 했다.

우리 민족이 어린이날을 제정한1923년보다 2년이나 늦다.

 

중국이 정한 이날인 6월1일은 1949년 구 소련(현재 러시아)에서

열린 국제민주여성연맹이사회가 정한 날로서 세계적으로 이날을 어린이날로 정한

나라가 가장 많다. 6월1일을 어린이날로 기념하는 나라는 40개국이 넘고,

그 다음으로 많은 날은 11월20일이라고 한다.

1954년 유엔총회에서 이날을 세계 어린이날로 정했는데 캐나다, 필리핀 등

10개국 정도가 이날을 어린이날로 기념한다.

 

1838년 영국작가 찰스 디킨스가 출간한 소설’올리브 트위스트'는 고아로 태어난

어린이를 보호하지 않고 강제노동을 시키는 당시 영국사회의 어두운 모습과

불평등한 계층사회를 비판했는데, 아직까지도 이 지구상에는 아이들을 학대하고

강제로 일을 시키거나 심지어 총을 들고 싸우게 하는 일이 많다.

2013년 기준으로 5~14세 사이 어린이 1억5300만 명이 힘든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한다. 이러한 과거와 오늘의 현상이 있기 때문에,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어린이날을 정하고 지키라고 하는 것이다.

 

오늘, 이런 '어린이 날'을 맞아,

조용한 시간에 나의 지난 세월을 반추하며 이런저런 생각의 편린을 적어 보면서,

"아이들만의 어린이 날"이 아닌,"나의 어린이 날"을 맞고 싶다.
      

가족의 영어단어 family는 라틴어 familiar에서 나왔다고 한다.
즉 "익숙한 사이"라는 의미이다.
중국은 "일가(一家)", 일본은 "가족(家族)"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한 지붕밑에 사는 무리"라 하겠다.
반면, 우리나라는 "식구(食口)"를 즐겨 사용해 왔다.
"같이 밥 먹는 입"이란 뜻으로 "한솥 밥을 먹는 식사공동체"인 셈이다.

그래서 남에게 자기 아내나 자식을 말할 때도 "우리 식구"라는 표현을 종종 사용한다.

 

오늘은 왠지 6,70여년 전, 식구들 특히 부모님과 한 식탁에서

밥을 먹던 기억이 가물가물 생각난다.
아무리 늦게 귀가해도 아랬목이나 이불속에 밥이 묻혀 있던 시절의 추억과
아무리 늦어도 밥안먹어면 속 버린다고 밥상을 차려 내오시던 어머님이 생각난다.
반백년 전에 돌아가신 부모님, 아니 "우리엄마, 아빠"가 눈물 나도록 그립다.
오늘날과 같은 풍요롭지 못한 가난한 세상이였지만,

가족간의 정(情)은 훨씬 너그럽고 부자였던 시절이었다.

 

그래서인지 유독 오늘만은, "나의 어린이 날"을 맞고 싶다.
오늘, 부모님이 살아 계신다면, 어머님한테 가서 어리광 피우며 하룻밤 자고 싶다.
아무리 나이 먹어도 자식은 부모에겐, 한갖 철없는 어린이가 아닌가!
폄하해서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내가 아무리 정성드려 식탁을 차린들,    
어머님이 이제 막 내오신 조촐한 밥상에 비하랴!
어머니한테 길 들여진 아들의 입맛은 세월이 가도 변하지 않는 모양이다.

 

나는 이제까지 '어린이 날'은,  

부모가 어린자식에게 사랑을 베푸는 날이라고만 생각해 왔다.
그런데 오늘, '어린이 날'을 곰곰히 생각 해보니,
부모가 어린자식을 위한 "일차 방정식"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이 든 자식이 부모님을 향해 어리광 피우며 사랑받기 원하는 

간절한 "이차 방정식"이 있슴을 발견했다.
나는, 그것이 5월8일 어버이 날에 있는

"일차 방정식"인 줄만 알고 이제까지 살아왔다.
참으로 이것을 깨닫는데, 너무나도 긴 세월이 흘렀다. 

 

세월은 흘러, 자식은 다 크버리고,

그 자식이 자기네 자식에게 '어린이 날'을 챙기고 있어니

손자 손녀의 '어린이 날'을 바라보는 나는,

주전선수였던 내가 어느새 운동장 관람석에 앉아

선수들이 하는 경기만 구경하는 관람객으로 바뀌고 말았다.

 

"나의 어린이 날"
부모님께 달려가 응석부리고 싶은 날!
어머님께 달려가, 깡마른 젖을 만지고 싶다.
아버지께 돈 천원 달라 해서, 동네 가게에서 눈깔사탕사서 줄줄 빨고 싶다.
그러나 부모님이 계시지 않으니 "한(恨)"으로 남는다.

그저 이시간, 눈시울만 뜨거워지니,이 어찌 후회한 들 마음만 아프다.


나는 이제껏, '어린이 날'의 "일차 방정식"만 풀줄 알았지,
'어린이 날'에 나이 먹은 자식이 늙으신 부모님 찾아가서

응석부리고 기쁨을 드리는 "나의 어린이 날"의 "이차 방정식'이 있는 줄도

알지 못한 미련한 저능아였다.

오늘, "나의 어린이 날"을 맞고 싶다!


이제 중년의 세대를 달리는 나의 사랑하는 자식들,

그리고 자기의 어린 자식들을 끔찍히 사랑하는 요즘의 젊은 세대들은,
세월이 더 흐르기 전에 "나의 어린이 날"을 갖기를 진심으로 원한다.
나와 같이, 후회하고 마음 아파하는 그런 '어린이 날'을 맞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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