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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회소식

<축시> 사순절의 단상

작성자恩波 안균세|작성시간23.04.03|조회수199 목록 댓글 0

<축시>  사순절의 단상

                                --김복음장로--

 

봄을 꽃피운 동산에

초록 가지마다 연순 틔우고

파란 햇살 드리운

산천이 너울 춤 추도다

 

이 땅의 슬픈 고통을

한 품에 껴안고

삶에 지친

영혼의 심곡을 울리며

혼신에 젖은 피땀방울로

밤을 지새우던

겟세마네 그 동산

 

영문 밖의

흠 없는 어린양이

버거운 세상 죄 짐

홀로 걸머지고

가파른 골고다 언덕길에

 

넘어질 때마다

구둣발길이요

쓰러질 때마다

살찜 찢는 채찍이라

 

갈보리 산 붉은 십자가

녹 쓴 대못 박는

망치소리

만상이 귀를 틀어막고

멧새들도

고요히 숨소리 죽였네

 

모진 세월 세찬 비바람에

서른 셋 청춘을 꺾어

속옷까지 제비 뽑아

다 퍼주고 가신

그 십자가 사랑

 

이제는 뼛속까지 스며들어

눈물샘 파놓고 떠난 임

그 고운 빛 향기로 남긴

그리움이

내 가슴 깊이 수를 놓는다

 

언제 뭇 영혼을

이 가슴에 품었던가

그토록

주님을 사랑한다고

입버릇처럼 사랑노래 불렀건만

모두다

가식된 빈 말이었네

 

날 위해 쏟은

생명까지 버리신 사랑이라

이 못난 내 모습이 부끄러워

어찌

무엇으로

그 은혤 다 보답하리오

 

죄악에 허우적거리는

내게 붙여진 한 영혼의

그 피 값을

내 손에서 찾기 전에

내 손에서 찾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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