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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시, 쑥부쟁이에게 묻다 (서초문협 앤솔로지)

작성자源坪齋 김유조|작성시간24.08.27|조회수4 목록 댓글 0

 

시 쑥부쟁이에게 묻다

 

인사동 인파 길에서도 눈길 안 가는 모퉁이

쑥부쟁이 몇 무더기 고개를 들고 선 구석쟁이에

헌 책 난전이 무허가로 앉아있다

앉는 데에 무슨 허가랴만

 

조선시대 화공이 그린 남녀상열지사 복사 화첩이든

광복 직후 나온 어린이 책이든

빛바랜 동몽선습이든

책으로 된 건 여전 덤핑이라

동행의 평론가는 선뜻 지폐를 꺼내는데

머뭇거리는 나

 

재고 서적도 내다버려야 할 형편이

쑥부쟁이 만고강산만도 못하다

 

헌 시대가 현 시대에 빛을 발하는

인사동 복잡계의 마당에서

고물이 보물 되는 건 가치의 교환인데

변동률이 고정된 내 제반 사정이

북플레이션을 막고 있으니

인생의 디프레션인가

(국제PEN한국본부 부이사장, 코리안드림 문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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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은빛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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